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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을 돌아보며.

2021.12.22

벌써 12월 22일이다. 12월달에는 열심히 살아야지 하던게 어제같은데 벌써 새해가 다가온다. 나는 내년 성인이 되지만, 아직 실감이 안난다. 술담배를 할 수 있는 나이라기 보다는 내 행동에 내가 책임져야 하는 때가 되었다는 게 더 실감이 난다. 대학을 고민하며 내가 앞으로 뭘 하면서 먹고 살아야할지 꽤 오랫동안 고심했는데, 그 결과로 조금 성장한 것 같아 이제와서는 약간 기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면서 슬픈 약간 오묘한 기분이다. 어찌되었든 이제 성인이 되니까 조금 변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2021년을 돌아보면 2020년을 돌아봐야 하고, 그러면 당연히 2019년이 생각난다. 여튼 고등학교 3년 생활이었기에 항상 쌍으로 돌아다녀야지. 고등학교 생활을 돌아본다.

2019년, 고등학교 입학.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영재교육원을 다니면서 내 미래가 결정되다 싶이 했다. 이렇게 계속 하다보면 동네 중학교에 진학하여, 과학고를 준비하고, 과학고에 진학하여 과기원을 가는게 정해져있었던것 같다. 그때는 지금 이렇게 될지는 몰랐겠지만, 그 길을 모범적으로 걸어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2018년 연말, 나는 과학고 입시를 봤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학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과 새벽 3시까지 남아 첨삭을 했던 기억이 있다. 불 꺼진 건물에서 술래잡기를 하면서 즐거웠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돌아보면 즐거워서는 안되었것 같지만 중학생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쯤에는 학원에 12시까지 남아서 서류준비를 하고는 했는데, 이때 항상 데리러 와주셨던 아버지께 정말 감사하다고 이제와서 생각한다.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면서 매 주말마다 학원에 갔고, 내가 숙제를 안해서 학원에 늦게 남아야 했던 적도 많은데, 그럴때마다 항상 아무말 없이 데려다 주셨다. 영재원도 다녔기에 먼 거리를 항상 운전해 주셨다. 2주마다 창원에서 진주까지 가고, 거기서 4시간을 기다려주시고, 집에 데려다 주셨다. 이제와서 생각하니 정말 너무 감사하다는 말 밖에 안나온다.

서류를 통과하고, 면접을 준비해야 했다. 나는 말을 잘 못했다. 정확히는 너무 긴장을 하는 타입이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시끄럽고 잘 놀았는데, 면접은 너무 긴장되었다. 그래서인지 준비하는데도 애를 먹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되었다. 뭐 통과했으니 말이다.

면접시험은 너무 못봤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면접을 보고 와서 공부를 했을 정도이다. 아무래도 고등학교를 간다는 낮선 감정과 못봤다는 불안감이 교차해서 잠깐 철이 들었나보다. 하지만 뭐 합격을 했고, 합격 페이지를 봤을 때 그 희열은 아직까지도 기억이 난다. 합격을 했어서, 나는 의욕이 붙었었다. 과고 대비반, 과고를 들어가기 전 방학때 잠깐 하는 총정리 수업을 정말 열심히 했었다. 아마 그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공부했던 적은 거의 없던것 같다. 고등학교때는 열정이 아니라 강박에 의해서 공부를 했으니… 그때 물리와 수학, 화학을 한번 쭉 배웠는데, 수학은 둘째치고 그때 배웠던 화학 지식은 고등학교 3년동안 우려먹었고, 그때 배웠던 물리 덕분에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정말 재미있었고, 원리가 신기했다. 정말 지금 생각해도 그때 새로운걸 배운다는 느낌을 다시 느낄 수 없을 것 같다. 여튼 방학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덕분에 1학년때에는 최상위권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진학하는, 과학고는 기숙사 학교였다. 이때 처음으로 집을 떠나 멀리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정말 무서웠다. 들뜬 감정도 있었지만, 중3 그 어린 나이에 집을 나온다는 건 아무래도 많이 불안했던 것 같다. 과학고는 브릿지라고, 입학 전에 2주간 두번 학교에서 미리 생활하면서 기숙사 생활과 고등학교 일상에 미리 익숙해지고, 미리미리 여러가지 시험을 치면서 각종 반을 결정하는 기간을 가진다. 2월 초 처음으로 브릿지를 가면 기숙사 방을 배정받고 생애 처음으로 룸메이트를 배정받았다. 생판 모르는 친구랑 같은 방에서 자고 생활해야 하는 거였는데, 나는 새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는 편이라 약간 두려웠다. 물론 말만 한번 트면 급속도로 친밀감을 좁히는 스타일인데, 그 처음 말을 트는게 힘들었다. 하지만 착한 친구였고, 덕분에 2주동안 여러 친구도 사귀고 잘 지냈다. 기억나는건, 우리 방에 귀신이 나오기로 알려진 괴담이 있는 방이었는데, 무서워서 몇일은 못잤던 기억이 있다. 기숙사 생활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첫날 빼고는 바로 익숙해졌다. 아침 6시 20분에 일어나는 것과 점호, 그리고 공동 샤워실에서 씻는것이 정말 낮설었지만 성격상 금방 적응했다. 너무 적응해서 문제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장을 한바퀴 도는 구보를 하고 기숙사로 돌아와 씻는 시간을 가진다. 이후 아침 자습을 하는데, 이때 시험을 쳤다. 진단고사라고, 아마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보라고 시행했던 시험이었던 것 같다. 아침에 머리를 굴리는건 낮설었고, 그때에는 그게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 같아 최선을 다해서 쳤다. 물론 두번째 브릿지에서는 잔다고 치지도 못했지만..ㅎㅎ

입학을 하고 정식으로 학생이 되었다. 방학때 공부했던 기세로 1학기는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아마 고등학교 때중에서 최고로 집중했던 시기이다. 덕분에 뭐 점수는 잘 받았고, 원하던 영재학급도 들어갈 수 있었지만 원하던 동아리는 떨어졌다. 시험이 처음보는 개념들 투성이었고, 부산이나 서울에까지 가서 공부했던 친구들과 싸움은 힘들었다. 이때 한계를 첨으로 느꼈다.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고등학교 생활의 전환점이 찾아온다. 한 친구를 알게 된다. 중3때 나는 덕후.. 였다. 1학기때에는 공부하느라 바빠서 다른거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지만 처음으로 방학을 맞이하면서 여유가 생겼고, 자유시간이 많이지면서 약간은 문화생활을 즐기게 되었다. 이때 내 내면에 있던 잠재력이 부활을 했고, 그때 같이 덕후인 한 친구를 만나게 된다. 나랑 너무 잘 맞았다. 성격도 잘 맞았고, 관심사도 잘 맞았던 그 친구와 나는 급속도로 친해졌다. 그러다 우리는 연애를 한다. 그것도 중간고사 5일전에 사귀기 시작했다. 당연히 공부는 하지 않았고, 연애에 몰두하느라 2학기는 통으로 날리게 된다. 하루종일 놀고, 문자하고, 편지쓰고 그랬다. 단 둘이 있기 좋은 시골학교라 산책도 자주 갔고, 정말 행복했다.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그래도 중위권은 유지했는데, 부모님은 당연히 당황하셨을 것이다. 갑자기 그렇게 성적이 떨어졌으니.. 그래서 결국 부모님과 틈만 나면 싸웠고, 그 친구와도 정말 자주 싸웠다. 지금와서 내가 왜그랬을까 싶다. 정말 좋은 친구였고 정말 잘 맞았는데, 내가 너무 잘못했던것 같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알게 되는건가 싶다. 그 친구와는 몇번에 다툼 이후로 영영 멀어지게 되었다.

한번 공부를 놓으니 그 뒤로 공부하기 어려웠고 낮아진 성적은 높이기 힘들었다. 그렇게 나는 2학년을 맞이했다.

2020년에는..

2020년 나는 2학년이 된다. 1학년 친구들이 새롭게 들어오며 2학년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나마 공부를 해서, 성적을 높이는 데에는 성공했다. 2학년 1학기를 잘 쳐서, 조기진학이 가능한 성적이 되었다. IQ도 140을 넘겨서 조기졸업도 가능했다. 2학년 여름방학때는 고민을 한다. 조기졸업을 할지 조기진학을 할지.

그 전에, 2학년에 올라가는 시기에 코로나를 맞이한다. 전 수업이 온라인 수업이 되었고, 입학식뿐만 아니라 진급식, 그리고 그 사이 수업도 전체 다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장비를 셋팅하기 시작했다. 내가 아침에 수업을 제대로 들을리 없었기 때문에 캡쳐보드며 다른 여러 장비도 장만했다. 그러면서 오디오 문제가 생겼다. 에어팟은 녹음을 하면서 동시에 재생할 때 통화로 연결이 되어 음질이 정말 너무 구리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디오 장치를 따로 썼고, 캡처보드에 오디오를 넣기 위해 가상 오디오 드라이버까지 찾아가며 준비했다. 그러면서 오디오 드라이버에 관심을 가졌고, 그러면서 컴퓨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다.